‘서울체크인’, 이효리가 매력적인 건 주변사람들을 빛나게 해서다

[엔터미디어=정덕현] “저때 언니가 있었기 때문에 진짜 우리가 줄줄이 나온 거야.” 다함께 모여 김완선의 옛 무대영상을 보던 이효리는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툭 던진다. 티빙 오리지널 <서울체크인>에서 이른바 ‘댄스가수 유랑단’을 준비하는 이효리, 김완선, 엄정화, 보아, 화사가 김완선의 집에 모여 함께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며 한 사람씩 옛 무대영상들을 찾아보던 중이었다.

가온차트 뮤직어워즈에서 ‘멍청이’를 불렀던 화사와, Mnet KM 뮤직페스티벌에서 ‘Girls on top’을 불렀던 보아, 환호하는 군인들 앞에서 ‘Hey Mr. big’을 불렀던 이효리, KBS 가요대상에서 ‘Poison’을 불렀던 엄정화 그리고 ‘리듬 속에 그 춤을’과 제 29회 대종상에 특별무대로 나와 ‘가장무도회’를 불렀던 김완선의 영상들이 이어졌다. 화사는 그 모습들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근데 새삼 다시 다르게 보였어요. 제가 좀 잊고 있었던 것 같아요. 누구랑 있는 건지...”

이효리가 새삼 말한 것처럼, 김완선 같은 독보적인 여성 댄스가수가 있었기 때문에 그 계보가 계속 현재로까지 이어져왔다는 게 실감났다. 이효리는 과거 MBC 예능 <놀면 뭐하니?> 환불원정대 프로젝트를 할 때도 엄정화에게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자신의 롤 모델로서 엄정화가 있어 늘 든든할 수 있었다고. 그건 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 진심이었다. 김완선과 엄정화가 있었고 그래서 이효리도 보아도 있었으며 그 계보는 화사 같은 젊은 여성 아티스트로까지 이어졌던 것이니 말이다.

그러니 ‘댄스가수 유랑단’이라는 이 모임이 꾸미고 있는 콘서트는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김완선과 이효리가 말하듯 세대가 다 다르고 그래서 엄마하고 손녀, 딸이 손잡고 같이 올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었다. 이효리는 부산부터 시작해 지방을 거쳐 서울까지 올라오고 LA, 뉴욕까지 가자고 했다. 벌써부터 <서울체크인>에서 파생될 <댄스가수 유랑단>이라는 새로운 프로젝트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늘 그래왔듯이 이효리가 빛나는 건 자신이 아니라 주변에 함께 있는 이들을 빛나게 해줘서다. 이번 ‘댄스가수 유랑단’이 즉흥적인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진 건 <서울체크인> 파일럿에서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보여줬던 화기애애한 분위기 덕분이었다. 이효리는 그 자리에서부터 김완선을 상찬했고 함께 모인 보아나 화사 그리고 엄정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그들은 더욱 반짝반짝 빛났다.

김완선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아침에 일어나 함께 요가를 하면서 엄정화는 물구나무서기가 뒤로 넘어갈까봐 무섭다고 말한다. 그러자 엄정화를 돕기 위해 옆에 서 있는 이효리는 “누군가 내 옆에 서 있다는 거. 그것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느껴 보세요. 내가 넘어지지 않게 잡아줄 사람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한 마디를 덧붙인다. “나한텐 그게 언니예요.” 이효리가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불안해할 때 그 존재만으로 자신을 버티게 해준 게 엄정화였다는 걸 물구나무서기를 하는 그 광경에 빗대 풀어낸 말이다.

아침 해장을 하러 나가기 전 화장을 하며 엄정화가 “완선이 너무 착하지”하고 묻는 말에 이효리가 하는 말은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식으로 말하면 ‘추앙’에 가깝다. “너무 착해. 이래서 완선인가? 완전한 선. 나 어제 자면서 이런 생각했어. 저 언니는 정말 선의 끝이라서 완선인가?”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말하듯, 누군가를 추앙해 충만해지게 하는 힘. 그것이 이효리라는 독보적인 존재의 매력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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