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마더스클럽’, 이요원의 복수와 추자현의 진실이 드러내는 것들

[엔터미디어=정덕현] 서진하(김규리)가 아파트에서 떨어져 죽던 날 변춘희(추자현)가 그를 만난 이유가 밝혀졌다. 그날 변춘희가 들고 있던 커다란 가방 안에는 불법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할 수 있는 의료기기들이 들어 있었다. 즉 변춘희는 프로포폴 불법 투약으로 돈을 벌고 있었던 것. 그 이유는 놀랍게도 아이의 학원비를 벌기 위해서였다.

JTBC 수목드라마 <그린마더스 클럽>이 조금씩 껍질을 벗겨낸 변춘희의 정체는 초등학교 엄마들 모임에서 보였던 ‘범접 불가’의 모든 걸 가진 듯 보였던 잘 나가는 엄마가 아니었다. 남편 김주석(최덕문)이 마취과 의사였고 시댁도 만만찮게 잘 사는 집이었지만 자식 교육에 들어가는 막대한 돈을 남편도 시어머니도 외면하고 있었다.

영재원에 들어가지 못한 유빈이가 이과에는 재능이 없다며 예체능으로 돌리는 게 어떻겠냐는 고모의 말에 변춘희는 자신이 ‘빛 좋은 개살구’라며 돈 문제를 꺼내놓는다. “가르치고 싶은 것 마음껏 못 가르쳐서 제가 속이 많이 타네요. 결국 돈에서 지는 거잖아요.” 무슨 이유에서인지 변춘희는 아이를 의사 만들려는 데 집착하는데 그건 그가 간호사였었던 사실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다.

간호사로 있을 때 변춘희는 이만수(윤경호)와 사귀었는데 약물 2천만 원 어치를 빼돌린 걸 이만수가 뒤집어쓴 바 있다. 그리고는 이만수를 배신하고 의사인 김주석과 결혼했다. 아마도 이런 경험이 자식을 의사로 만들려는 집착으로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막대한 학원비를 충당하기 위해 과거에도 저질렀을 불법 투약을 지금도 저지르고 있는 것.

<그린마더스 클럽>은 부유층이 아닌 중산층의 자식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소재로 잡고 있다. 안타깝지만 부모가 가진 재력은 자식 교육의 성취로 그대로 이어지는 게 우리네 현실이다. 변춘희라는 문제적 인물이 극화되어 그려진 건 결국은 ‘돈’에서 판가름 나는 이러한 교육 현실을 극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다.

흥미로운 건 이 동네로 이사와 처음에는 자기만의 자식 교육에 대한 소신을 갖고 있었던 이은표(이요원)가 보여주는 변화다. 그는 변춘희의 딸 유빈이 자신의 아들 동석을 성추행을 했다는 거짓말이 사실처럼 믿어지는 사건을 겪으며 변화한다. “어차피 1등하는 놈 말만 믿고 꼴등하는 놈 말은 안 믿는 곳이잖아. 여기가. 그러면 우리말을 믿게 하려면 우리가 1등하면 돼.”

그래서 이은표는 과학과 수학에 영재성을 보이는 동석을 수학경시대회에 나가게 한다. 결국 동석이 1등을 하자 엄마들도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를 기회로 이은표는 변춘희가 아들을 집어넣으려 애썼던 영재들이 모인다는 학원에 스카웃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변춘희는 아들이 퇴출되는 굴욕을 겪는다. 즉 이요원은 변춘희에 대한 복수심으로 시작된 변신이지만, 점점 변춘희처럼 되어간다.

<그린마더스 클럽>은 과연 이렇게 돈으로 판가름 나는 자식 교육과, 아이가 1등이어야 신뢰받고 인정받는 현실에 무너지고 망가져가는 엄마들의 파국을 그리게 될까. 잠시 자식교육의 틀 바깥으로 나와 이은표와 변춘희가 언니동생하며 보냈던 그 때로 되돌아갈 수는 없는 일일까. 어느 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갈지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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