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혹시 어쩌다 팬미팅?... ‘어쩌다사장2’ 배우들도 참여를 즐기는 이유

[엔터미디어=정덕현] “알바 너무 해보고 싶었던 거예요. 옛날부터. 안 시켜줘 가지고.” 김혜수는 tvN 예능 <어쩌다 사장2>의 영업 8일 차 알바생으로 참여해 그렇게 말했다. 평소 해보고 싶었지만 경험 해볼 기회조차 없었던 알바였다. 16살에 데뷔해 지금껏 배우로서만 외길을 걸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해보지 않은 일이라 서투를 수밖에 없었다. 계산대에서 바코드를 찍고 현금이나 카드로 계산을 하는 그 과정 하나하나가 새롭게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계산이 지체되는 것에 대해 연실 “죄송합니다. 처음이라서요.”라고 양해를 구하지만, 손님들은 전혀 불만이 없다. 김혜수와 좀더 마주하고 있는 그 시간 자체가 좋아서다.

마스크 너머로 김혜수라는 걸 알아차린 손님이 “김혜수씨인가요?”하고 묻고 맞는 걸 확인한 후 엄지를 척 올려준다. 또 어떤 손님은 “대배우님이 오셨네요?”라고 반가워하고, 김혜수가 실수하는 모습에 같이 박장대소를 해준다.

차태현은 그런 광경을 보며 김혜수를 계단대에 세워야겠다고 말한다. 오히려 지체되는 걸 손님들이 더 즐거워하신다는 것. 그건 이 체험이 낯선 김혜수를 위해 하는 배려 가득한 말이지만 사실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공산면의 이 마트는 김혜수의 등장으로 마치 팬미팅장이 된 듯한 느낌이니 말이다.

베트남에서 오신 외국인 근로자분이 달려와 팬이라며 괜스레 물건을 사고, 라이터 하나를 사러 오신 어르신 앞에서 차태현에게 “라이터 빨리 줘어!”라고 짐짓 할아버지의 목소리를 흉내내 웃음 짓게 만든다. 알바생으로 온 건 맞지만 애초부터 ‘회장님’이 오시는 것 같다고 긴장했던 차태현은 그런 김혜수의 모습이 즐겁다.

공부방에 배달 가는 걸 ‘곰보빵’이라고 잘못 듣는 김혜수는 그런 어색한 모습으로 웃음을 주지만 놀랍게도 마트에 너무나 빨리 적응한다. 계산대의 포스기 다루는 기술(?)은 좀 모자라도 특유의 친화력과 열성적인 자세가 금세 그런 모자란 부분들을 채워버려서다. 차태현과 공부방에 함께 배달을 가고, 배달 온 사람이 김혜수라는 걸 알아차리자 그곳 역시 순식간에 팬 미팅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손님을 가장해 한효주가 슥 들어와 물건을 사서 계산하는 동안에도 김혜수는 정신없이 일을 하고 있어 알아차리지 못하고, 드디어 한효주가 먼저 인사를 하자 반가워 덥석 그를 안아준다. 김혜수는 반가워 누군가를 안아주는 것이 익숙해 보인다. 그런데 그런 살가움은 갑자기 안긴 사람에게는 너무나 따뜻한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

김혜수에 이어 한효주가 등장하자, 마트는 진짜 팬 미팅장처럼 일부러 찾아와 물건을 사는 이들이 보인다. 한효주가 계산대에 있다고 하자 괜스레 아이스크림을 사는 손님은 시종일관 설레는 얼굴이다. 한효주가 내주는 영수증을 마치 대단한 선물이나 되는 듯 챙긴다.

점심시간에는 식사를 하러 오신 분들에게 물을 떠다주고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의 모습은 그저 방송이 아니라 진짜 즐거워 보인다. 그들도 말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주민 분들과 대화를 나누는 일이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시간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진짜 팬미팅과는 달리 마트 직원과 손님 관계로 만나는 것인지라 그 만남 자체도 너무나 자연스럽다.

김혜수나 한효주 같은 배우들이 공산면의 마트에서 알바를 하는 건 그 자체로 지역에는 좋은 일이다. 방송이긴 하지만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지역의 작은 마을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체험을 배우들도 즐거워한다. 김혜수가 “안 시켜줬다”고 말하는 것처럼 연예인이라 사실 일상적 삶으로 들어오는 일이 쉽지만은 않아서다.

어쩌다 팬미팅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지만 이것이 <어쩌다 사장2>가 가진 힘이 아닐까 싶다. 지역도 출연자들도 모두 원했던 시간들이지만 만들어지지 않았던 그 접점을 이 프로그램이 만들어주고 있으니 말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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