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마더스클럽’, 이요원과 추자현을 변화시키는 건 결국 아이들

[엔터미디어=정덕현] 우리의 교육열은 아이들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걸까. JTBC 수목드라마 <그린마더스클럽>은 영재라는 게 밝혀지면서 모두가 부러워했던 은표(이요원)의 아들 동석(정시율)이 갑자기 함묵증에 빠져버리고, 뭐 하나 부러울 것 없이 잘 나갈 줄 알았던 춘희(추자현)의 딸 유빈(주예림)이 허언증 증세를 보이게 되면서 새로운 국면의 이야기로 접어들었다.

은표는 동석의 문제가 영재들이 겪는 스트레스나 영재를 특별히 대하지 못하는 학교 혹은 과하게 학업 스트레스를 준 학원 때문이 아닐까 의심했지만 사실 그건 자신의 잘못을 타인에게 전가하고픈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동석은 말을 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밤늦게까지 혼자 수학문제집을 푸는 행동을 보였는데, 그 이유는 놀랍게도 은표에게 있었다. 동석이에게 정신과 의사가 공부하는 걸 좋아하냐고 물어봤더니 ‘엄마소원’이라고 적었다는 것. 결국 동석은 공부가 좋아서가 아니라 엄마소원이기 때문에 엄마를 기쁘게 하기 위해 감당했던 것이었다.

한편 유빈이가 엄마를 의사라고 거짓말하고 나아가 외할아버지가 병원장이라는 거짓말까지 하게 된 건 ‘인정 욕구’ 때문이라고 했다. 어떻게든 인정받고픈 욕구가 강한 아이인데, 성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자 거짓말로 인정받으려 하면서 허언증이 생긴 거라는 것. 결국 유빈이가 허언증까지 생긴 이유는 그에게 과도하게 성적 스트레스를 줬던 춘희 때문이었다.

<그린마더스클럽>은 은표와 춘희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아이들이 마치 대리전을 치르는 듯한 상황을 맞이한 바 있다. 즉 영재라는 게 밝혀진 은표의 아들 동석이 수학경시대회에서 1등을 하게 되면서 춘희의 딸 유빈이 점점 뒤로 밀려나게 된 것. 은표는 아이들 성적에 따라 주변 사람들의 대우가 달라지는 걸 알게 된 후, 더더욱 동석에게 학업 스트레스를 주었다. 그리고 춘희는 유빈의 성적이 떨어지면서 초등 커뮤니티에서도 자신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결국 은표와 춘희의 갈등으로 아이들이 치열한 교육 스트레스에 내몰리게 되었고, 이것은 고스란히 부메랑처럼 그 엄마들에게 대가로 돌아왔다. 아이들이 아프게 된 걸 확인한 엄마들은 자신들이 한 짓을 각성하기 시작했고 이것은 향후 이 드라마가 그려나갈 이야기의 변화를 예고했다.

<그린마더스클럽>이 특이한 건 아이들의 성적과 엄마들의 커뮤니티에서의 영향력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미치는가를 보여줬다는 점이다. 즉 아이들의 성적이 올라가면 엄마들도 영향력을 갖게 되고, 그런 것들이 아이들 교육에 대한 집착을 만든다는 것을 보여준 것. 그런데 그렇게 엄마들이 갖게 된 집착은 다시 아이들에게 이상증세를 보일 만큼 크디큰 정신적 상처로 돌아온다는 걸 말해주고 있다.

<그린마더스클럽>은 아침에 횡단보도에 나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등교지도를 하는 ‘녹색어머니회’를 소재로 하고 있다. 녹색어머니회라는 상징이 중요한 건, 모두가 다른 생각, 다른 사회적 지위를 갖고 살고 있어도 아이들 앞에서는 결국 똑같은 옷을 걸쳐 입고 그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수밖에 없는 엄마들을 이 소재가 은유하고 있어서다.

그래서 아이들의 치열한 교육열에 빠져든 엄마들이지만, 그런 집착 때문에 아이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을 겪고 나서 이들은 어떤 변화를 보여줄까. 똑같이 아이들의 아픔을 겪은 엄마들인 은표와 춘희는 이제 이러한 공유점을 통해 화해할 수 있을까. 아이들 문제로 갈등하기 전 우연한 술자리를 가지며 마치 언니 동생처럼 화기애애했던 그 때로 이들은 돌아갈 수 있을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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