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복으로 시작해서 혼숙까지, ‘에덴’이 내건 파격과 자극의 실체

[엔터미디어=정덕현] ‘사랑에 빠지기 완벽한 에덴 하우스! 이곳의 규칙! 오직 마음이 끌리는 대로 움직일 것.’ iHQ가 첫 선을 보인 연애 리얼리티쇼 <에덴>은 프로그램 소개부터가 다르다. ‘마음이 끌리는 대로 움직인다’는 말은 무언가 사회적 조건들을 떠나 이성에게 다가가라는 말이다. 더 직접적인 표현으로는 ‘생물학적인 끌림’에 몸을 맡기라는 것.

그래서 이 연애 리얼리티쇼는 출연자들의 등장부터가 다르다. 보통 잘 차려입은 옷차림으로 등장하는 것이 상식적이지만, 이 프로그램은 수영복 차림으로 등장한다. 노출이 과한 수영복을 입은 남녀들이 살색 가득 화면을 채우며 등장할 때, 이를 스튜디오에서 보고 있는 관찰자 이홍기, 윤보미, 시미즈는 놀라움과 당혹감이 뒤섞인 소리를 지른다.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홍기의 반응은 시청자들이 느끼는 당혹감 그대로다.

물론 출연자들의 노출이 강조된 연애 리얼리티쇼는 이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프로그램 <솔로지옥>에서도 등장한 바 있다. 하지만 <에덴>의 노출이 당혹스럽게 느껴지는 건 그 순서 때문이다. 보통 누굴 만나거나 할 때 처음부터 수영복을 입는 일이 있을까. 처음에는 제대로 차려입고 서로 대화를 나누고 그래서 조금 익숙해지면서 차츰 수영도 함께 하는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게 상식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영복을 입고 서로를 소개한 이들은 곧바로 짝을 선택하고, 짝이 된 이들은 마치 그것이 징표라도 되는 듯 서로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 짝이 한 팀이 되어 피구게임을 하는데, 그건 사실상 두 사람의 스킨십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나 마찬가지다. 이 피구게임의 룰은 남성이 여성을 보호해야 하고, 여성이 공에 맞으면 탈락이며 또 여성만이 공격할 수 있다. 따라서 여성을 보호하려는 남성들의 몸부림 속에서 스킨십은 생겨나고 카메라는 여지없이 이를 슬로우모션으로 잡아 보여준다.

<에덴>이 이런 다소 과한 설정을 시작부터 시도하는 건, 이 연애 리얼리티쇼가 먼저 ‘생물학적인 끌림’을 경험하고 나중에 사회적 조건들이 더해진 만남으로 그 변화를 들여다본다는 색다른 기획의도를 추구해서다. 그런데 이런 순서를 바꾼 연애 리얼리티쇼의 의도는 과연 괜찮은 걸까.

게다가 별로 서로를 잘 알지도 못하는 첫 날 밤부터 이들은 에덴 하우스에서 ‘혼숙’을 한다. 네 개의 방으로 나뉘어 있는데, 세 사람이 잘 수 있는 방이 두 개, 두 사람이 잘 수 있는 방이 두 개다. 그런데 룰은 동성끼리는 잘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남남여, 여여남, 남녀의 구성으로 한 방에서 잠을 자야 한다는 것이다. 짝과 연결되기 위한 구애와 갈등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룰이다.

결국 출연자 중 한 남성이 무슨 일 때문인지 화를 참지 못하고 제작진을 불러 “지금 날 엿먹이려고 하는 거냐”며 화를 낸다. 예고 영상으로 슬쩍 등장한 장면들 중에는 화가 나 무언가를 집어 던지는 남성의 모습도 등장하고, 남녀가 침대에서 키스를 하거나 이불 속에서 스킨십을 하는 자극적인 장면도 등장한다. 이건 마치 서구의 일반인 사생활 도촬 리얼리티쇼를 보는 것만 같다.

그런데 ‘생물학적인 끌림’을 ‘마음이 끌리는 대로’라 에둘러 표현하고 만나자마자 반말에 스킨십을 먼저 하는 것을 룰로 세워놓은 이러한 ‘순서 없는’ 만남의 방식을 자극적으로 노출하는 건 과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걸까. 자극과 선정성도 문제지만, 이런 순서 없는 만남은 자칫 남녀 간의 연애에서의 ‘매너’ 자체가 마치 불필요한 것처럼 오도할 수 있다. 남녀 관계에서 우리가 차리는 일종의 순서 자체가 매너다. 상대방에게 어떤 동의를 구하는 것이 그 순서 속에 담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리얼리티쇼가 여기저기서 고개를 들기 시작하고 있다. 부부 간의 갈등을 들여다보는 리얼리티쇼가 있다면, 남녀 간의 사랑을 들여다보는 리얼리티쇼도 그 중 하나다. 그런데 이제 그 리얼리티쇼가 선을 넘고 있다. 노출은 기본이고, 마치 당연히 허락된 듯 동의 없는 반말이나 스킨십을 먼저 보여주는데다 심지어 타인의 침대까지 들여다본다. 출연자들도 스스로 인정하는 ‘자극적’인 이런 선택들은 과연 어디까지 갈까. 가속도를 단 리얼리티쇼의 자극과 선정성의 수위가 갈수록 아찔해진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i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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