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을 이렇게 자주, 쉽게 할 수 있다는 건(‘골때녀’)

[엔터미디어=최영균의 듣보잡(‘듣’고 ‘보’고 ‘잡’담하기)] SBS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가 세 번째 우승팀을 가리는 장정에 돌입했다. 시즌1은 절대자 박선영이 이끄는 FC불나방이, 슈퍼-챌린지 상-하부 리그 시스템인 시즌2의 첫 번째 슈퍼리그 우승은 FC국대패밀리가 차지한 가운데 팀들이 멤버 보강 등 정비를 마친 후 챌린지리그부터 다시 새 리그가 시작됐다.

<골때녀>는 <뭉쳐야 찬다>와 더불어 한국 스포츠 예능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뭉쳐야 찬다>가, 은퇴한 스포츠 전설들의 운동 재도전기라는 스포츠 예능의 기본 틀을 만들었다면 <골때녀>는 비인기 종목인 여자 축구를 선택해 열정이 강력한 어필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예능 공식을 발굴해내는 혁신을 이뤘다.

그 결과 <골때녀>는 최고 시청률 10%(이하 닐슨코리아)를 넘긴 스포츠 예능의 최고 히트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에도 예능 시청률로는 고공비행인 5% 이상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이전에 비해 이번 세 번째 리그는 출발부터 거친 태클들과 맞닥트려야 했다.

<골때녀>가 <유퀴즈>를 제압하고 적수가 없던 동시간대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등장했고 이 편성은 판을 뒤흔들었다. 지상파나 종편도 아닌 신생 케이블 채널에서 선을 보인 <우영우>는 예상을 뒤엎고 15%가 넘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면서 동시간대 주요 이슈를 선점했다.

<우영우>만 <골때녀>를 위협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2 리그전에서 다른 원년 멤버들과 차별화된 축구 실력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FC원더우먼의 송소희와 주명이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 휴지기를 갖기로 하고 일시 탈퇴했다.

특히 송소희의 부재가 알려지자 <골때녀>의 시청자들은 크게 아쉬워했다. 우르르 몰려다니며 기술 부족의 우당탕탕 축구를 하던 이전 멤버들과 달리 송소희는 고급 축구에서 볼 수 있는 기술을 구사하면서 시청자들을 매혹시켰다.

하지만 이런 우려들 속에서도 <골때녀>의 인기는 굳건해 보인다. <우영우> 방송 후에도 5~7%대를 오가며 별달리 타격받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10% 돌파가 극히 예외적이었고, 프로그램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최절정기 시청률을 시즌2 첫 리그전의 6~7%대 정도로 볼 수 있을 듯한데 이와 비교해 <우영우>와 맞붙은 상태의 시청률이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골때녀>가 이처럼 <우영우>의 태풍과 인기 스타의 퇴장에도 끄떡없는 이유는 확실한 레벨업 때문으로 보인다. <골때녀>는 매 리그전마다 업그레이드가 뚜렷했고 이러한 변화가 시청 충성도를 공고히 만들고 있다.

FC불나방은 시즌1에서 압도적인 기량의 박선영이 이끌면서 우승까지 갔지만 시즌2에서는 5위로 떨어져 슈퍼리그에서 챌린저리그로 강등을 걱정하는 상황이 됐다. 시즌1에서는 전반적인 축구 수준이 독보적인 한 명에 의해 좌지우지됐지만 시즌2 첫 슈퍼리그에서는 다른 팀들의 전력이 급상승해 개인이 아니라 팀 전력이 전반적으로 탄탄해진 팀들이 최상위를 차지했다.

이번 시즌2 두 번째 리그에서도 또 다시 레벨업을 이뤄냈다. 선수들의 열정으로 인기가 시작된 <골때녀>이지만 이제는 기량을 보는 즐거움이 있는 선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지난 시즌 이정은, 김보경, 송소희 정도가 그랬다면 챌린지리그가 막 시작된 현재 서기, 경서(FC 발라드림), 키썸(FC원더우먼) 등이 다른 출연자들과 차원이 다른 에이스급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김가영, 홍자(FC원더우먼) 등 뒤를 받치는 멤버들도 기존 팀에 가면 에이스를 다툴 수준이다. 그렇다고 기량만 좋은 것도 아니다. 열정 면에서 앞선 선배들보다 부족하지도 않다. 스포츠에서 선수의 완성도를 육각형 모델로 표시하는데 <골때녀>는 열정 원툴에서 시즌을 거듭할수록 출연 선수들이 육각형에 다가가는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골때녀>에서 마침내 여러 레벨업들이 그라운드를 수놓은 FC원더우먼과 FC발라드림의 맞대결이 10일 방송됐다. 뉴페이스 에이스급들이 여럿 등장했고 요니P나 박슬기처럼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기존 멤버들의 업그레이드도 눈길을 끄는 레벨업의 격전장이었다.

커뮤니티 게시판 중 몇몇은 동시간대 방송 중인 <우영우>보다 <골때녀> 관련 게시글이 훨씬 많을 정도로 시청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경기는 기대만큼 팽팽했고 경기의 흐름은 높은 기량들의 대격돌답게 <골때녀>의 그 어떤 경기보다 매끄럽고 축구다웠다.

새로운 멤버가 튀어 주면 예능은 관심이 쏠리고 수명이 연장된다. 투입하면 눈에 띄는 이런 멤버의 등장은 하지만 보통 예능에서 흔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존의 멤버가 뭔가 업그레이드되는 경우는 더 적다.

<골때녀>는 레벨업이 3달 정도마다 한 번씩 바뀌는 리그마다 매번 등장하고 있고 특히 이번 리그에서는 떼로 등장하기까지 하고 있다. 레벨업을 이렇게 자주, 쉽게 하는 예능은 <골때녀>외에는 찾기 힘들다. 그렇기에 <골때녀>가 <우영우>의 거친 공세에도 꿋꿋하게 예능판도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최영균 칼럼니스트 busylumpen@gmail.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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