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마우스’ 상승세 비결은 추측 과몰입 유발하는 궁금증들
교도소와 병원이라는 단서, 도대체 ‘빅마우스’의 실체는 뭘까

[엔터미디어=정덕현] “오빠 인생도 참. 교도소에서 죽을 병 얻어 와서 두 달을 못 견디고...”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에서 고미호(임윤아)는 구천병원 암 병동에서 사망한 환자의 빈소에서 들려오는 유족의 그런 이야기에 의혹을 느낀다. 암 병동 환자들은 심폐소생술 금지에 부검을 못하고 화장을 하는 비밀조항에 사인을 했던 것. 고미호는 구천병원에서 무언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고 가장 최근에 사망한 환자의 사체에서 혈액을 채취해 자신이 알고 있는 국과수 사람에게 분석을 맡긴다.

고미호가 예상하는 건 아마도 구천병원에서 모종의 실험 같은 것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고 그것이 사망한 서교수의 논문과 관련이 있다는 것일 게다. 부검을 못한다는 건 그 환자들이 생체실험 대상이 됐을 수 있다는 걸 뜻한다. 서교수 논문은 바로 그 생체실험을 통해 무언가를 개발하기 위한 것일 테고, NR포럼의 투자 또한 그 개발하려는 것(신약이든 마약이든)과 관련이 있을 터였다.

그런데 사망한 그 환자가 다름 아닌 교도소에서 병을 얻어 나왔다는 사실은 이 실험에 교도소 또한 조직적으로 연루되어 있다는 걸 뜻한다. 교도소가 죄수들을 실험대상으로 제공하고 병원이 이들을 통한 불법적인 생체실험을 했다면, <빅마우스>가 그려 놓은 미스터리한 스토리의 얼개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하필 제목이 <빅마우스>인 것 역시, ‘실험용 쥐’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이런 심증에 무게를 두게 만든다.

물론 이것은 추측일 뿐이다. 하지만 <빅마우스>의 동력은 바로 이러한 끊임없이 추측을 유발하는 스토리의 떡밥들에서 나온다. 6%대(닐슨 코리아)로 시작했던 시청률이 끊임없이 상승세를 타더니 급기야 11%대까지 오른 건 바로 이 스토리텔링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추측들 때문이다. 도대체 빅마우스가 누구인가가 궁금하고, ‘서교수의 논문’은 또 무엇인가가 궁금해진다. 구천병원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는 물론이고 그것이 상식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교도소와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인물들의 비밀 또한 마찬가지다. 애초 박창호(이종석)라는 그다지 능력 있어 보이지 않는 변호사를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이 일에 끌어들인 구천시장 최도하(김주헌)가 무얼 꾸미고 있는가나 그의 아내이자 구천병원장인 현주희(옥자연)의 실체가 궁금하고, 구천교도소장 박윤갑(정재성)도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이렇게 많은 떡밥들이 궁금증을 여기저기서 던지고 있으니 시청자들은 마치 미로 속에 던져진 채 길을 빠져나가려 이런 저런 추측을 하는 입장에 빠지게 된다.

즉 <빅마우스>의 힘은 많은 단서들을 제공할 뿐, 정작 실체적인 진실은 최대한 뒤로 숨겨 놓는 스토리텔링 방식에서 나온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시청자들이 이 미로에 질식되어 힘들어하지 않게 적당한 긴장과 이완, 카타르시스를 부여한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이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교도소의 지옥 같은 생활에 절망적으로 보이던 박창호가 생존하기 위해 진짜 빅마우스가 되려 하고 그래서 상황을 반전시켜 이 판의 주도권을 쥐어가려 하는 그 과정은 <빅마우스>를 결코 고구마 가득한 드라마로 만들어내지 않는다. 즉 적절한 고구마와 사이다 전개의 조합이 이 드라마를 궁금증 가득하게 만들면서도 답답하지 않게 끌고 가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빅마우스>가 유발하는 추측 과몰입은 필자가 그러한 것처럼 시청자들로 하여금 드라마 밖에서 저마다의 예측들을 쏟아내게 만든다. 처음에는 박창호의 아내 고미호와 장인 고기광(이기영)이 빅마우스가 아니냐는 예측들이 나오다가 그 다음에는 교도소 내의 최측근인 제리(곽동연)가 빅마우스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런 추측들을 예상하기라도 한 듯 드라마는 고해소에 카메라를 숨겨놓은 박창호가 그 영상으로 제리가 그 곳에 나타났다는 걸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박창호의 예측 또한 빗나간다. 알고 보니 제리가 왔다 간 사이에 몇 분 간의 영상분이 편집되어 있었던 것.

<빅마우스>는 마치 시청자들과 벌이는 드라마의 게임 같다. 작가는 시청자들과 밀당하며 어떤 추측을 하게 만들고 그걸 허물어뜨린 후 진실은 또 다른 곳에 있다고 말하며 또 다시 시청자들을 끌고 나간다. 도대체 진짜 실체는 뭘까. 분명 교도소와 병원 그리고 논문 사이에 엮어진 연결고리가 존재한다는 게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진짜 어딘가에서 생체실험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어쩔 수 없이 시청자들은 또 다시 추측의 미로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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