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마우스’ 이종석과 ‘서울대작전’ 유아인, 왜 희비교차 했을까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생강의 옆구리tv] 넷플릭스 개봉작 <서울대작전>은 1988년 서울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는 1980년대 후반 서울의 전경과 풍속을 보여주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쓴다. 하지만 <서울대작전>은 서울의 껍데기만 보여줄 뿐, 생생한 서울의 현실감은 살리지 못했다. 그것은 코미디로 서울을 풀어서가 아니다. 1980년대는 어떤 면에서 충분히 웃기는 시대였다. 하지만 80년대 스타일을 살리느라 애썼지만, 정작 80년대를 관통하는 한국의 정서는 휘발되어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1980년대 고증으로 ‘앗, 신기!’한 풍경의 재미만 노렸을 뿐, 정작 이야기 전개 자체가 흥미롭거나 궁금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운짱’들이 정치권의 비자금을 운송한다는 설정부터가 현실감이 없다.

현실감 없기로는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 역시 마찬가지다. <빅마우스>는 구천교도소를 배경으로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는 박창호(이종석) 변호사가 사기꾼 ‘빅마우스’ 행세를 하며 위기를 돌파해 가는 이야기다. <빅마우스>의 구천교도소를 보자마자 시청자들은 이게 한국 교도소? 여기 외국 드라마에서 본 남미나 미국, 필리핀의 살벌한 교도소 풍경 아님? 이렇게 의아심을 갖게 된다. 온갖 폭력과 폭동이 난무하는 동시에 교도소장과 교도원들은 비리로 가득하다. 허나 이 비현실감은 어느새 금방 납득이 가게 된다. 수감 중인 사학재단 이사 정채봉(김정현) 패밀리를 시작으로, 이 구천교도소가 실은 자본주의 사회 남성들의 피라미드 세계라는 사실이 선명하게 그려지기 때문이다.

또 구천교도소는 비현실적이어도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는 이 공간을 생생하게 만든다. 박창호를 연기한 이종석은 <빅마우스>의 원톱 주인공의 감정선과 심리적 고뇌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이종석은 이제 액션이건 로맨스건 판타지건 어떤 설정의 드라마라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주연배우가 된 듯하다.

<빅마우스>에는 이종석 외에도 수많은 조연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들이 빛을 발한다. <빅마우스>의 악의 축인 재벌가 공지훈 역의 양경원은 과연 이 배우가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인민군이 맞나 싶을 정도로 연기 변신을 보여주었다. 또 제리 역의 곽동연이나 교도소장 박윤갑 역의 정재성은 캐릭터화된 특유의 감초 연기로 교도소의 흥미를 더해주었다. 여기에 오랜만에 드라마에서 죄수로 출연한 중견배우 송경철과 양형욱의 노련한 연기는 이 드라마의 큰 재미다.

더구나 배우들의 연기도 연기지만 일단 캐릭터 자체가 다 탄탄하고 감정싸움들이 확고해서 더 연기를 보는 맛이 나기도 한다. 게다가 <빅마우스>는 거짓말을 진실로 위장하는 대신 흥미로운 거짓말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호기를 부린다. 그리고 이 방법은 성공했다.

<빅마우스>는 일단 회를 거듭할수록 미스터리한 인물 빅마우스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간다. 또 <빅마우스>는 뻔한 교도소 전쟁에서 재벌가와 변호사의 싸움으로 덩치를 키워간다. 재벌가의 싸움 역시 드라마에서 보던 흔한 방식보다 더 규모가 크고 복잡하다. 여기에 휴대폰, 몰카, 바이러스 등의 소재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처럼 <빅마우스>는 매번 드라마가 끝날 때마다 풍성한 거짓말로 새로운 궁금증의 떡밥을 던져주며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물론 그 거짓말을 엮어가는 기술 역시 꽤 탄탄한 편이다. 당연히 재미난 스토리에서는 그 동안 죽을 쒀온 MBC 드라마라도 귀신 같이 사람들이 몰려드는 법이다.

반면 <서울대작전>은 유아인, 고경표, 옹성우 같은 젊은 스타들과 문소리, 백현진 등 검증된 좋은 배우들을 확보한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은 힘없는 이야기 안에서 겉돌다가 사라진다. 결국 <서울대작전>이 1980년대를 정확히 고증한 부분은 외적인 미장센이나 소재가 아니다. OTT시대에 흔히 말하는 유치하고, 작위적이고, 뻔하고, 왜 저러나 싶은 전개를 보여준 것이다. 그야말로 1980년대 3류 방화의 현실감을 재연한 셈. 물론 지금의 시청자는 2020년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레트로가 대세라도 <서울대작전>의 지루한 오글거림을 견뎌내기란 쉽지 않다.

칼럼니스트 박생강 pillgoo9@gmail.com

[사진=MBC,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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