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배우 특별출연 과연 효과 있나

[엔터미디어=정덕현] tvN 월화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는 스토리 구조가 특이하다. 매회 실명의 진짜 배우들이 출연해 그들과 얽힌 매니저들의 이야기를 그려나간다는 점이 그렇다. 첫 회에 조여정은 타란티노 감독으로부터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캐스팅을 거절당하는 에피소드를 그렸고, 2회에는 진선규와 이희준이 캐스팅을 두고 티격태격하는 스토리를 담았다.

3회에는 실제 고부 사이인 김수미와 서효림이 한 작품에 캐스팅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처음에는 웃기다가 끝내 울리는 스토리로 풀어냈고, 4회에는 영화 <어벤져스> 배우 수현이 출산 후 육아도 일도 잘 하고 싶지만 쉽지 않은 상황을 의외의 반전 스토리로 그려냈다.

흥미로운 건 매회 특별 출연하는 배우들의 캐릭터가 그들 실제 모습을 극으로 가져왔다는 점이다. <기생충>으로 월드스타가 된 조여정이 그렇고, 연극판에서부터 무명배우 시절을 거쳐 최근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배우가 된 진선규가 그러하며, 실제 모녀 같은 관계의 고부 사이인 김수미와 서효림, <어벤져스>로 유명해졌지만 국내 작품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수현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배우들의 실제 모습을 드라마 속으로 가져왔기 때문에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는 드라마이면서도 마치 다큐 같은 리얼리티를 보여준다. 실제와 허구가 적절히 뒤섞여 있어 몰입감을 주는 효과와 더불어 드라마가 매번 새롭게 등장하는 배우들의 캐릭터를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장점도 있다. 이미 그들의 필모를 통해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 실제 모습을 캐릭터로 쓰고 있어서다.

하지만 이러한 실제 배우를 쓰는 것이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가장 큰 단점은 특별출연한 배우들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스토리 구조이기 때문에 이들의 일회적인 서사가 실제로 이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메소드엔터 사람들보다 더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에피소드 드라마로서 다양한 이야기가 특별출연 배우들을 통해 전개되는 건 나쁘지 않지만, 메소드엔터 사람들을 중심으로 쌓아나가는 스토리를 통해 시청자들이 계속 봐야 될 이유를 제공하는 데는 이런 구성이 오히려 약점이 된다. 시선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의 약점은 이처럼 매회 특별출연으로 등장하는 실명 배우들의 이야기가 자칫 이들 배우들을 위한 홍보드라마 같은 느낌을 주는 점이다. 실제 자신의 모습을 캐릭터로 가져왔기 때문에 그 캐릭터 위에 세워진 극적 스토리는 마치 이 배우들의 실제 이야기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수현이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나섰다가 불량 청소년들과 한판 대결을 벌이는 장면은 이 배우가 가진 매력을 한껏 끌어올려주고, 김수미와 서효림의 이야기는 이 특별한 고부 관계를 훈훈하게 그려낸다.

물론 이러한 스토리가 잘못 됐다 말하긴 어렵지만, 다양한 배우들에 대한 대중들의 다양한 취향과 호불호가 있는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래서 어떤 에피소드는 특별출연이 누군가에 따라 바로 채널이 돌아가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 특히 연예인 홍보에 대한 그다지 곱지 않은 시선들이 많은 우리의 현실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따라서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가 살아남으려면 특별출연 배우들보다는 메소드엔터 사람들의 서사가 더 중심에 놓여야 하고 이들의 이야기가 더 매력적으로 그려져야 한다. 다행스러운 건 4회 정도 와서 이제야 마태오(이서진) 이사가 소현주(주현영)와 얽힌 관계의 스토리가 본격화되고 있고, 천제인(곽선영)과 이상욱(노상현) 그리고 김중돈(서현우)과 강희선(황세온)의 심상찮은 멜로가 그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서사가 살아야 드라마가 산다. 특별출연은 말 그대로 특별출연일 뿐.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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